일본국의 영토 최서남단에 가까운 지역에 섬 몇개가 모인 군도가 있다. 심지어 오키나와에서도 비행기로 한시간은 더 들어가야(250킬로미터 거리)하는 이 곳은 단 10.5만명이 거주하는 사키시마 제도이다. 그야말로 일본의 최고벽지라고 할만한데, 초고대문명설 이야기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알만한 "요나구니 해저유적"이 바로 이 제도 중 한 섬인 요나구니의 인근에 있다.


이 제도 내에는 인구 1천명 이상 거주하는 섬이 총 8개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활주로도 8개가 있다. 이 중에서 단 한개를 제외한 나머지 7개는 활주로 길이가 1500m(사실 2000m 이상) 이상의 대형 활주로. 심지어 3000m이상 활주로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광동체 항공기 중에서도 최대급인 에어버스 A380도 착륙할 수 있는 것. A380 착륙 필요 길이는 2900m이다.


이들 공항은 당연하겠지만 그다지 활성화되어서 사용하고 있지 않다. 인구 1300명 당 활주로가 하나 있는 셈인데, 사실 인구대비 활주로 비율로 보면 한국의 전투비행단 기지 내부보다도 과밀인 셈이기 때문이다. 이들 시설이 지어진 건 오직 이런 이유다 : 버블경제와 확장적 재정정책.


버블기에 남아도는 경제력이 "스쿠버다이빙을 할 사람들을 위해" 같은 이유로 두개의 활주로를 만들었고, 버블 붕괴 이후에는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규모 공공투자의 일환"으로 일본 각지에서 엄청난 토목공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런 식의 과잉 공사가 나타난 것이다. 일어를 못해서 정확히 검증을 못했는데, 심지어 인구 2500명이 사는 섬에 보잉 777이 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를 90년대 후반에 닦을 때는 환경단체도 반대하지 읺았다고 한다. "어차피 비행기가 안다닐테니 버드 스트라이크가 없을 것이다"라고.


Posted by Chlo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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