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할로윈 데이가 그냥 재미나게 젊은 것들이 춤추고 노는 날 내지는 애들이 재미진 무언가로 분장하고 다른 이웃 집을 찾아가서 "Trick or Treat!" 하고 외치는 정도의 날로 인식되어 있다. 오늘 한 언론에서는 서양에서 할로윈데이가 조상을 생각하고 귀신을 쫓는(.......)날이라고 말한다. 국어로는 대체로 제성절 혹은 만성절로 부르기도 한다. 이 이야기들은 모두 조금 잘못된 이해이다. 서양이란 게 유럽에서 미국까지 다채롭고 역사도 그쪽도 수천년 단위인데 행사가 그렇게 단순할 리가 있나. 추석이 농부들이 그 해 지은 농산물을 갖고 하늘과 조상과 땅에 제례를 짓고 마을 축제를 벌이는 날이라고 하면 아파트에서 살고 공무원으로 밥벌어먹는 난 뭐야. (....) 서양인이 "한국 사람들은 단오에 창포물에 머리감고 남자들이 씨름대회를 벌여서 황소를 따내간대요"라고 하면 웃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할로윈 데이가 조상신을 기리고 잡귀를 쫓는 (........) 날이었던 적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그런 시절은 대충 켈트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유럽에 살던 시절 이야기다. 켈트의 후예가 지금도 유럽에 있긴 하지만 스스로를 켈틱이라고 부르진 않듯이 (Celtic FC 제외(......)) 지금은 할로윈이 그런 날이 아니고, 아래 내가 설명할 것도 어디까지나 신구교 갈등하고 종교가 유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그 시절 이야기. 지금 미국이나 호주에서는 우리의 추석처럼 의미는 거의 껍데기만 남아있고 걍 귀신 놀이하는 날 정도만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할로윈데이의 번역은 통상 제성절, 만성절이라고 하는데, 진짜 제성절(혹은 만성절)은 11월 1일이다.  이 날은 가톨릭에서 기리는 성인들로서 특별한 축일이 지정되어 있지 않은 모든 성인들을 위한 날, 즉 諸聖 혹은 萬聖(=모든 성인)의 날이다. 통상 중세 카톨릭의 토속적 교리에서는, 모든 날은 그 날의 수호성인이 있고, 그 수호성인이 그날 하루 동안 사람들을 지켜주며, 그 성인이 미처 막지 못하는 (역상성..?)부류의 망자들이나 혹은 잡령들만 세상을 돌아다니게 된다. 그런데 단 세가지 유형의 날은 여기서 예외가 된다. "모든 악마와 마녀의 밤" 발푸르기스의 밤(4월 30일)을 제외하면 그렇게 "막지 못하고 남는" 잡령이라는 게 존재할 수 없을 정도로 강대한 성령이 지키는 날 이틀이 그 대표적인 예외인데, 그것이 바로 크리스마스와 제성절이다. 

원래 만성절(제성절)은 실제로는 Hallow day이고, 이 그 전날이 Hallow eve, 즉 Halloween이 된다.


 예수 그리스도 자신의 날과, 모든 성인의 날은 당연히 모든 잡령들이 돌아다니지 못한다. 따라서 당연히 놀고 싶은(........)잡귀나 정령들이 다음날 못노는 만큼 그 전날 논다고 하여, 그 바로 전날들이 은비학(隱秘學, Occult)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 전날은 모든 잡령들이 돌아다니는 날이다. 즉 제성절 이브와 성탄절 이브는 신화적으로는 음습하고 음침한 날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려운 마귀와 잡령들에 대해 보호 조치를 개인들이 취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강구되는 보호조치는 크게 보면 다음의 세 가지이다. 첫째로, 집을 특별한 성령의 가호를 얻을 수 있게 축복한다. 둘째, 잡귀와 망령들을 인도할 특별한 보호를 줄 존재를 가장한다. 셋째로 집 밖으로 나가야할 때는 우리 자신이 그들 망령과 마귀 중 하나인 것처럼 짐짓 꾸미어 그들이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도록 한다. 가호를 받는 부분은 가톨릭의 위세가 약해진 이후에는 크게 별 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부분이고, 오늘날까지 이어져내려오는 양키(....)들의 풍습은 그 뒤의 두 가지이다.


 잭 오 랜턴은 슬픈 전설을 가진 자를 일컫는 이름이다. 위스키를 매우 좋아한 (남자다!) 주당이던 잭은 여느날처럼 매우 취한 상태로 귀가하던 어느날 마귀를 마주하게 되었다. 마귀는 그에게 몇가지 내기를 제안했고 잭은 그 내기를 속임수를 써서 모두 이기고 마귀를 지옥불 속에 돌아가게 만들었다. 마귀는 그에게 한 가지 저주를 내렸는데, 그것은 그가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일견 방황하는 유대인 아하스 베루스와 유사해 보인다) 그리하여 그는 생과 사의 갈림길을 영원히 헤메게 되었기 때문에, 자신 이후에 죽은 망령들에게 저승으로 가는 길을 찾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즉, 그는 망령들을 바른 길로 이끄는 힘을 갖게 된 망령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얼굴을 본 뜬 불을 켜둔 호박 얼굴(원래는 순무의 속을 파서 만들었다가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구하기 힘든 순무 대신  호박으로 하게 되었다고 한다)을 집 앞에 놓아둠으로서 망령들을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망령이나 귀신의 옷을 입혀 분장시키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귀신들의 이목을 끌지 않고, 그러면서 아이들의 천성대로 장난을 치게 함으로서 더더욱 귀신들이 아이들을 동종업계종사자(....)로 착각하여 해꼬지 하지 않도록 하며, 아이들은 귀신 답게 상납(....)을 바라면 사람들은 그것이 귀신인 것처럼 속은 양 짐짓 먹을 것을 주는 식으로 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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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없이 비범한 날이라 하더라도 평범하게 시작될 수 있는 법이다. 비범함만 거듭되면 사람은 견디지 못한다. 어느날과 같이 평범하게 아침에 잠에서 깨어났다. 여느 주말 아침과 같이 적당히 늦잠을 자고,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고 적당히 등을 굴리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 있던 결혼식에 가고, 곧바로 올해 2차에 붙은 이들의 면접 준비를 봐주러 고시촌에 들렀다. 아침에 입고 나온 코트가 부담스럽게 푹한 날씨라고 생각하면서 신림역에서 분임원 둘을 만났고, 함께 연수원 동기들의 밴드 공연을 보러 홍대를 향했다. 모두 미리 잡혀있는 약속들이었다. 아침에 침대에서 눈을 뜬 그 순간 이미 하루가 어떻게 지나갈 것인지를 예상할 수 있었다. 재미없게 재미있는 시간들. 학보 기자를 하면서 2년간 모든 학내 공연 동아리의 공연을 보았다. 기백번은 더 공연을 보았다. 친구들의 공연도 익히 보았다. 코티밴드의 공연은 재미있었고, 즐거웠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었다. 그 재미와 그 즐거움과 그 유쾌함은 보러 가기 전에 떠올랐던 그 만큼의 상쾌함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공연이 끝나갈 때에는 도리어 기분이 가라앉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낯익은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공연을 하고, 진지함보다는 열정으로 살아가는 시절에 나는 익숙해 있다. 코티 밴드의 공연이 종막을 향해 치달아가면서, 이제 이런 공연과 열정과 풋풋함의 시절이 끝나고 있음을 느꼈다. 아마 앞으로는,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다음에는 이런 광경을 보지 못할 것이다. 부처에 들어가서 늦게까지 일하고 책임을 지면서 내 친구들, 내 지인들도 밴드 연습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건혁이 마감 인사로 20년 뒤에 공연하겠다고 말할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들 몇몇은 앞으로도 만나서 연습하고 준비할지 모르지만, 단지 관객인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심상한 마음으로 홍대에서 서울대입구까지 쓸쓸하게 귀가하는 것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에게 자리를 제안했지만 모두 바빴다. 주말 저녁에 선약이 없는 것은 지금 나이에서는 그리 흔한 일이 아닌 것은 알고 있다. 고민했다. 홍대니까, 신촌에 있는 Bar TILT를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Bar TILT는 주영준이 하는 바다. 주영준은 10년을 알아온 사이이다. 처음 대학에 입학해서 교지 연세에서 일하는 녀석은 당시 간혹 있던 사람들처럼 성을 쓰지 않았고 우리는 그를 영준이라고만 알았다. 풍성한 턱수염과 미친 듯이 덥수룩한 머리, 풍모 때문에 우리는 그가 딴지 김어준의 동생이 아닐까하는 의심을 품었고 그는 그런 의문에 한번도 답해주지 않았다. 실명을 써야하는 군 인트라넷에서 마주쳐서야 비로소 그의 성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의 거리였지만 그럼에도 오래 깊이 알았고 사실 주영준은 지금도 편한 관계라고 느낄 수 있는 녀석이다. 자신이 가진 어떤 천재성의 편린같은 재능들을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녀석이었고, 사회학 석사로 공부했던 그가 바를 연다고 할 때는 상당히 의아했다. 사람들이 흔히 내뱉는 열병같은 농담이 아니었고 그는 정말로 바를 열었다. TILT는 지인들이 찾아들고, 레시피대로의 술을 쓰는 좋은 바로 아직은 남아있다. 공연을 보고 났을 때 채 7시밖에 되지 않은 것을 보고 적당한 위스키 한 두잔, 예컨대 Maker`s Mark나 혹은 포도향같은 착각이 있는 Canadian Club을 오랜만에 조금 마시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틸트로 가자. 문이 열려있는 바에는 여전히 어두운 조명 아래 주영준 혼자서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Maker`s Mark는 생산량과 수입량이 적어 구하기 힘들다거나, 술을 마셔볼수록 이런 날에는 스카치보다는 버번이나 아이리시가 생각난다거나, 요즘의 SK 와이번스는 감독님 이후로 욕하고 보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경기를 막상 보게 되면 정이나 대현이 형 얼굴이 짠해서 응원하게 된다는 시덥잖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며칠동안 모달이 계속 술을 마셨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김대현은 제주도에 가 있고, 사람들은 바쁠 토요일 저녁에 누굴 부르고 싶지는 않았다. 구질구질하게 주영준에게 요새 있던 일들을 말했다. 노동일을 하게 될 것 같다고 하니 운명이라는 농담이 돌아왔다. 종종 보면 운명이 있고 우리가 거기 맞춰나가는 것 같다는 쓸데없는 아포리즘을 들어야 했다. 구차하게 반박하느니, 술을 시켰다.

 첫 잔은 메이커스 마크로 하고, 그 다음은 온더락으로 Canadian Club을 부탁했을 때 한 여자분이 들어왔다. 처음부터 몹시 신경질적으로 말을 하고, 불만과 화를 허공에 쏟아내던 그 분은 곧 전화를 받아 지금 틸트에 있다고 말했다. 보통은 바에 있다고 하지 않나, 아마 상대방이나 이 사람이나 굉장히 단골인 모양이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주영준의 후배거나 옛날 여자친구거나 그 비슷한 것이겠거니 하고 생각했을 때 다른 여자분이 뛰어들어와 코스트코 조각피자를 바 위에 던지듯 내려놓았다. 오늘 먹은 칼로리가 2500을 넘는다느니, 자기 담당 교수가 얼마나 싸가지가 없는지 모른다느니, 3년전 헤어진, 이제는 결혼한 남자친구가 생각난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일어와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큰 소리로 빠르게 섞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짜증스러웠다. 조금전까지 고즈넉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시이나 링고의 노래를 큰 소리로 불러대기까지 하는 면면이 그리 즐겁지는 않았다. 김동석 이유진 신혼부부가 그때 틸트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그쯤에서 피로감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을 심산이었다. 신혼여행 후에 처음 만나는 그들을 보면서 조금 환담을 나누었고, 그러는 동안 그 두 여자는 네댓잔의 위스키, 진, 칵테일과 한갑은 넘는 담배를 강단지게 소모하더니 돌연 내게 소개팅을 제안했다. 친구는 자기들같은 사람이 아니라 조신하다고 했다.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연수원에서 보고 요새 다시 익숙해진 그런 아가씨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들 같다는 생각을 했다. 왠일인지 오늘은 대학 시절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연세대를 다니고 있던 시절에는 사실 마주하는 거의 모든 여자애들이 이런 느낌이었다. 독립적이고 활달하고 주도적이면서 무언가 결핍되어있고 어딘가 이상했다. 갑자기 이야기가 내게 달려들었다. 나도 그들을 마주해 대화를 나눴다. 체격이 크다고 말하고, 너무 컴컴하게 블랙으로만 맞춰입었다고 질책했다. 직업이 무엇이냐고 말했다. 내 직업을 들은 그들은, 자신이 로스쿨 생이라고 말했고 곧 변호사 시험을 보아야 하는데 매번 꼴지에서 맴돌아서 답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다른 한 명은 자신이 오래도록 사귄 옛 남자친구는 몇년이고 계속해서 시험을 준비한 행시생이었고, 결국 29세까지 안되고 군대를 가버렸다고 말했다. 무슨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조용히 벽에 기대 웃고만 있었다. 유다르게 말이 적은 저녁이었다. 로스쿨에 다닌다는 쪽이 다시 소개팅을 제안했다. 얼마전 40이 넘은 남자가 나이를 속이고 만나서 몹시 상처를 받은 아이라는 말을 했다. 속으로 나는 많이들 취한 모양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엔 괜찮은 남자를 소개해줘야 하는데 다행인데, 자기들은 어떻냐는 말을 했다. 바람 피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 명이 하고, 다른 쪽은 바람 피우려고 해도 남자친구가 없으니 바람이 안되는 게 우울하다고 폭소를 터뜨렸다. 소개해주겠다는 쪽은 자기도 꾸미면 이쁜데, 오늘 이렇게 이런 자리라서 부끄럽네요, 라고 몇번을 말했다. 조금 취한 모양이었다. 무언가 대답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들 멋져보인다고 적당히 말을 맞춰주고 주영준을 향했다. 주영준은 내 회피성 대화에 걸려들지 않았다. 치사하게 제 할일만 했다. 작년 3월에 술집에서 옆 테이블 여성에게 헌팅을 받은 일이 있었다. 난 술집의 어두운 조명과 알코올이 없이는 인기 얻기 어려운 모양일지도 모른다. 그때 그 여자분은 마음에 서로 오래 담았던 남자가 연수원에 들어가버리고서 연락이 뜸해지는 상황이 너무 힘겨워서, 그날 밤 아무 남자나 필요했던 것 같다고 느꼈었다. 오늘 이 여자분들도 그런 느낌이었다. 유쾌하지는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불쾌한 감이 더 심했다.

 로스쿨에 다닌다는 여자분이 쏜살같이 뛰어나갔다. 그들끼리의 대화는 일어며 영어가 너무 섞이고 말이 빨라서 알아듣기 어렵다. 불쾌했기도 했기에 그리 관심을 갖지도 않았었다. 다만 홀로 남은 쪽이 몹시도 쓸쓸한 표정으로 마티니를 주문해 마시는 것이 안타까워보였다. 술이 과하지 않느냐는 말에 자신의 이야기를 폭음처럼 쏟아냈다. 나이가 25세라고 했다. 나도 25세 때는 저런 것들이 힘들었다는 기억이 되살아났다. 통번역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언어를 물으니 일어만 할 수 있고 살다왔다는 말을 했다. 영어는 회화만할 수 있고 통번역까지는 못한다는, 게다가 전공이 전공이라 일자리를 잡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여자분의 전화기가 울렸다. 뛰어나간 다른 여자분 같았다. 백양관 어간에서 북과 장구를 들고 당황중이라고 했다. 무엇을 당황하느냐는 말에 이제 술이 깬 모양이라는 웃음이 돌아왔다. 웃음소리는 듣기 좋았다. 정말 꺄하하, 하고 웃는 느낌의 웃음이었다. 그러고보니 연수원에도 이렇게 웃는 동기가 하나 있다. 그 동기 웃음소리를 들으면 정말 꾸밈없이 웃는다는 느낌이 좋았다. 흐린데 없는 웃음을 하면서 무얼 그리 궂은 생각들만 하느냐고 말을 건넸다. 바 위에 놓인 이어폰이 눈에 들어왔다. 커널형태의 자줏빛 이어폰이, 보기 흔한 것은 아닌데, 내것과 같았다. 내 이어폰을 꺼내 보이며 이런 취향 특이하지 않느냐고 하니 언니 것이라고 했다. 뛰어나가서 백양관에서 당황중인 이가 선배 언니라고 했다. 친구같던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하니 2년전부터 말을 놓고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고 하였다. 그 이는 무슨 일로 북과 장구를 들고 있나요? 술을 마시다보니 풍물 맞춰보고 싶어서 들고 온다고, 자기들은 예전에 단과대 풍물패에서 알게된 사이라고 말했다. 자기가 타령과 북은 참 잘한다는 말을 했다. 언니는 장구를 했다고 했다. 종종 이런 일이 있나보다, 특이한 여자들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안대섭에게 전화를 했다. 이제 잘까 생각중이라고 했다. 안암 근처의 집이라고 했다. 내가 신촌 틸트에 정말 오랜만에 왔는데 지금 잔다니, 아깝다고, 나도 늦게까지 있겠으니 굳이 오라고 말했다. 오겠다고 했다.

소설에서나 영화에서 바에 앉은 옆자리 예쁜 여자와 대화를 트게 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공통점들을 발견하고, 그런 생각지 못한 만남과 즐거움을 갖는 것은 거의 보편적인 남성들의 로맨스일 것이고, 그렇기에 평생에 한번도 겪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그런 여자들이 학교 후배에, 북과 장구를 치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초현실적이었다. 땀 범벅이 되어서, 시험 기간의 중도 앞을 도저히 지날 수가 없어서 뒷길 생과대 쪽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는, 자기 몸 만한 북과 장구를 짊어진 여자분을 보면서 오랜만에 폭소를 터뜨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낯선 이에게 술을 한잔 샀다. 진토닉이 좋다고 했다. 주영준이 쉽사리 토닉워터를 부어 진토닉을 만들었고 내가 건넸다. 구두와 양말을 벗고 맨 바닥에 북과 장구를 끌어안고서 두 사람은 장단을 맞추기 시작했다. 3년만에 처음 장구와 북을 잡는다고 했다. 나는 그게 왜 하필 오늘이냐고 했다. 석달만에 틸트에 온 내가 3년만에 풍물을 하는, 그것도 바에서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처음엔 내 귀에도 엇박이 많이 나더니, 조금 하니까 빠르게 맞춰지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처럼 하면 자기들 선배가 들으면 죽는다고 하면서 굉장히 빠르고 유쾌하게 타령이며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다. 상쇠가 없어, 라고 토라진 소리를 계속 하면서 구슬 굴러가는 웃음소리를 계속 터뜨렸다. 30분 정도가 지나니 안대섭이 왔다. 분위기를 잡더니 바에 앉아서 조용히 주영준과 이야기를 나눴다. 여자분들이 꽹과리가 없어서 박자 진도를 못내겠다고 계속 말했다. 쇠가 없어, 쇠가 없어, 쇠가 필요해. 모달이 생각났다. 전화를 걸어 간단히 상황을 말하니 쇠를 챙겨 오겠다고 말했다. 근처에 사는 모달은 곧 틸트에 들어섰다. 안대섭과 나는 따로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모달은 두 여자분과 소리를 맞춰가기 시작했다. 들어서자마자 모달이 연상 쪽 여자분을 알아보았고, 호구조사를 금방 끝냈고, 29세와 25세가 손쉽게 말을 놓고 서로를 평대했다. 2시간을 북과 장구를 쳤다. 다른  테이블에 따로 들어온 남자 둘이 끼어와서 북을 치고 놀기 시작했다. 약간의 안주를 내가 밖에서 사와서 주영준과 함께 먹고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눴다. 부에나비스타 풍물클럽이라는 이야기를 주영준이 했다. 훌륭한 작명이라며 한참을 허리를 꺾고 웃었다. 여자 분 한 분이 전화 통화 중에 나를 바꿔주었다. 소개해주겠다는 여자분이라고 하면서 이야기해서 당황하면서 대충 전화를 받듯 하였다. 모두 지쳐서, 각자 이래저래 앉아서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두 남자가 두 여자분에게 달라붙어 작업을 거는 것 같아 보였다. 안대섭과 나는 마주보고 한참을 웃고, 굳이 방해하지 말고 나가자고 하면서 틸트를 나섰다. 주영준도 오랜만에 즐거워보였다.

복받은 날이라고 택시를 타고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생각보다 많이 썼지만 유쾌했다. 많은 것이 이제 고정되었다고 생각했고 예측 가능한 일들이 너무 늘었고, 대학 시절이 너무 다 닫혀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울했고, 아마추어 공연을 다시 보는 날은 앞으로 여간해서는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생각은 2시간만에 깨졌다. 인기없는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술김에 낮은 명도의 조명 아래라고는 해도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상식을 깨는 공연을 보았다. 신은 이렇듯, 우리가 확신할 때 그 확신을 비웃는 경험을 선사하는 악취미를 가졌다고 생각했다. 연수원에서의 마지막 주말을 나는 그렇게 보냈다.
Posted by Chlo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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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님의 말:
여, 어쨌든 시험 끝났네?
멀티-_- 님의 말:
............
바보 님의 말:
축하햐 ㅋㅋ
멀티-_- 님의 말:
개뿔이 붙어야 축하지 떨어지면 끝난게 되려 안좋은 거 아녀? -_-
바보 님의 말:
뭘 그리 팍팍하게 생각하냐. 끝난 건 끝난 거고, 붙는 건 다음 일이지.
멀티-_- 님의 말:
솔직히 좀 몰라.
바보 님의 말:
뭐. 망쳤어? 그래 보이진 않던데
멀티-_- 님의 말:
아니 뭐 망쳤다기 보다는 걍.
바보 님의 말:
잘봤으면서 재는 뭐 그런 재수없는 짓은 아니지?
멀티-_- 님의 말:
미쳤냐. 이 계통 2차 잘봤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어딨어. -_-^
바보 님의 말:
가끔 있다드라.
멀티-_- 님의 말:
난 아님. 즐.
바보 님의 말:
ㅋㅋㅋㅋ 뭐 여하튼. 그럼 왜 그려.
멀티-_- 님의 말:
솔직히 난 내가 아는 건 다 풀어낸 거 같거든? 나로선 더이상은 못할 듯한.
바보 님의 말:
엉 그런데?
멀티-_- 님의 말:
좀 국경을 내가 시험 전주까지만해도 행시처럼 50점 만점인줄 알고 -_-
바보 님의 말:

멀티-_- 님의 말:
좀 소홀히 했어 -_-........... 나중에 100점이란 걸 알았지;;
바보 님의 말:
...........;;;;;;;
멀티-_- 님의 말:
볍신짓을 한거지 -_-;;
바보 님의 말:
ㅋㅋ 님 좀 짱인 듯
멀티-_- 님의 말:
뭐 그것도 그렇고, 걍 시험을 최선을 다해 썼고 내 실력으로는 더 못하게 했는데
바보 님의 말:
근데 애초에 그 실력 자체가 마음에 안들게 낮다는 거냐?
멀티-_- 님의 말:
ㅇㅇ 그렇지.
바보 님의 말:
됐어 그럼.
멀티-_- 님의 말:
뭘 돼 되기는 -_-^
바보 님의 말:
뭐 지금 뭐 더 생각한다고 답 나오냐 ㅋㅋㅋ
멀티-_- 님의 말: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바보 님의 말:
내년 셤이나 준비하든가, 아님 뉴스를 믿고서 걍 접든가 해야지 뭘 그런 걸 갖고 매달려.
멀티-_- 님의 말:
걍 뭔가 좀 아 내가 너무 대충한게 짜증나고 힘들고 그러네.
바보 님의 말:
됐어. 그게 바로 매몰비용이고, 그런 거 신경쓰는 건 비합리적 경제주체라서 최적화가 아녀 ㅋㅋㅋㅋㅋ
멀티-_- 님의 말:
=_=
바보 님의 말:
됐고, 여하튼 수고했어. 한달간 좀 했지?
멀티-_- 님의 말:
한달 밖에 안한 거지 -_-^
바보 님의 말:
뭐 그렇게 자학해서 즐거운 변태면 말리진 않겠다만
멀티-_- 님의 말:
님...... 매너연.
바보 님의 말:
ㅋㅋ 뭐, 한달간 어캐 살았나? 성격상 분명히 통계 냈을텐데.
멀티-_- 님의 말:
어 뭐 자기 전에 매일 5분씩 일기는 다 썼지. 글찮아도 그거 보는데 좀 미친 듯. -_-;;
바보 님의 말:
왜?
멀티-_- 님의 말:
내가 2월말부터 시험 직전까지 31일 들어가 있었자네. 그 뒤에 3일 시험보고. 그 신림동 공식 스톱워치(...)로 공부하는 시간을 계속 쟀거든?
바보 님의 말:
ㅇㅇ
멀티-_- 님의 말:
600시간 찍었네. 시험 보던 3일 동안 공부한 시간 쳐서.
바보 님의 말:
헐?
멀티-_- 님의 말:
옹 그 들어가 있던 31일간은 하루 평균 18.5시간씩 했고, 시험 기간 동안은 걍 밤새우고 했거든.
바보 님의 말:
독하다 -_-;;
멀티-_- 님의 말:
아 근데 솔직히 좀 아니다. 난 진짜 1월만해도 실력이라 할 것도 없는 개판이었어서 좀 마음이 급했으니까;;; 솔직히 붙은 사람들 얘기 들으면 이런 식으로 최소 반년에서 1~2년도 사는데 난 고작 한 달 한거잖아;; 피샛 전까지만 해도 난 하루 7~9시간 정도밖에 책상에 안 앉아있었어.;; 좀 막판에 막 몰리니까 그런 듯;;
바보 님의 말:
ㅋㅋㅋㅋㅋ 그리고?
멀티-_- 님의 말:
어. 내가 유니볼을 쓰거든? 그 펜을 30개 사서 25개를 다 썼다.
바보 님의 말: 
오옹 잘했다. ㅋㅋ 
멀티-_- 님의 말:
어. 내가 생각해도 잘했는지는 모르겠다만 확실히 열심히는 했다. 내 생애 이렇게 열심히 한 건 정말 처음이야. -_-;;;;;;;
바보 님의 말:
일단 그러면 된 거다........ 라고 하기엔 내년에 안 뽑는 다는 소문이 좀 크리긴 하군. 여하튼 열심히 했네. 그럼 된 거 아님?
멀티-_- 님의 말:
아니지;; 솔직히 막 판엔 만들어놓은 서브 읽고 문제나 더 정리하고 하는 게 맞잖아;; 근데 난 2월말에 들어갈 때 시점에서 단권이나 서브나 둘 중 하나 정리가 다 된 게 미시랑 재정학이랑 국경밖에 없었거든;;; 행정학이랑 행정법, 거시를 다 단권이나 서브를 다 처음부터 만들었지. 그리고 국경 재정학도 다시 다 만들고.
바보 님의 말:
옹 왜?
멀티-_- 님의 말:
걍 강사 자료로 버틸까 하는 생각 해서 첫날엔 그걸로 공부해 봤는데 영 안되더라고. 워어. 뭐 공부 수준이라도 좀 되면 몰라도, 개뿔 제대로 공부한 것도 없어서 그런지, 내가 워낙 써서 외우는 타입이기도 했고. 뭐 단권화 해둔 과목 잘 아는 것도 아니고 해서 걍 전 과목 다 처음부터 만들었어. 김연태 사례집도 목차랑 의의/학설 요점정리 식으로 세번 받아썼고.
바보 님의 말:
음, 뜻은 좋다만 좀 비효율적인듯?
멀티-_- 님의 말:
어. 근데 그래도 뭐 난 실력이 워낙 없으니까;;; 게다가 써야 좀 공부가 되는 타입이라서 ㅠㅠ 덕분에 닷새 정도 지나니까 오른손 중지 손톱이 막 흔들리고 손톱이랑 손가락 그 볼펜 얹는 곳이 살이 튿어지더라 -_-;;
바보 님의 말:
옹. 공부를 그 전엔 안하긴 참 안했구나 -_-;;
멀티-_- 님의 말:
어. 군살이 별로 없다는 것 만큼 극적으로 그 고시생의 나태함을 보여주는 것도 많지 않은 듯 -_-;;;; 써서 안하는 사람이면 몰라도.
바보 님의 말:
고생은 했다 ㅋㅋ
멀티-_- 님의 말:
아냐. 나중에 밥먹고 노닥일 때 약국서 종이테이프를 사다가 골무를 만들었다? ㅋㅋㅋ
바보 님의 말:
골무?
멀티-_- 님의 말:
ㅇㅇ 그걸로 손가락을 두텁게 감아서, 볼펜 넣는 곳도 만들어서 그렇게 썼지. 막 외인구단 손에 야구배트 묶는 그런 생각하면서 좀 낄낄댔다. 그거 골무가 나중엔 막 미끄러지고 해서 더 늘리고 길게 하고 더 많이 덮고 하다 보니 지금은 거의 건틀릿이다. ㅋㅋㅋㅋㅋ
바보 님의 말:
........................ 이건 뭐 ㅄ도 아니고 (..........)
멀티-_- 님의 말:
어 좀 인정 (...........)
바보 님의 말:
솔직히 시험 막판에 그랬다는 건 감투상이야 줄 수 있겠다만..
멀티-_- 님의 말:
어. 솔직히 좁고 핵심적이고 깊게 봐야할 걸 못봤어. 나도 스스로 참 공부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은 해;;
바보 님의 말:
왜 그랬던 거 같어?
멀티-_- 님의 말:
내가 작년 한해 내내 공부한 게 병신이었지.
바보 님의 말:
이를테면?
멀티-_- 님의 말:
대학 공부 하듯이 공부한 게 제일 병신인 듯.
바보 님의 말:
ㅋㅋㅋ 그거 좀 중요한데.
멀티-_- 님의 말:
어. 이를테면, 수능 볼 때 사람들이 "교과서만 보고 어떻게 공부하냐"고 말하는 이유가, 교과서 봐서는 문제가 어떻게 나올지 상상도 하기 힘드니까 그런 거 잖아.
바보 님의 말:
그렇지. 그러니까 문제집을 푸는 거지.
멀티-_- 님의 말:
어. 내가 그 사실을 좀 몰랐어 1년 내내. 문제를 좀 풀어보고 문제 풀기 위한 암기나 공부를 고민해야 했는데 그게 아니니까 막 걍 이론들을 따로 따로 알고 논문이나 쓸데없이 읽고.
바보 님의 말:
엉. 경제학 논문 서너개 읽느니 차라리 걍 최적화 라그랑지안 하는 연습이나 서너번 더 하는 게 낫다고 본다.
멀티-_- 님의 말:
나도 그래. -_- 거시 같은 거 그 논문들 몇편 본다고 딱히 달라질 것도 없고. 괜히 그렇게 따로 보다보니 쓰잘데기도 없이 "anti Lucas Critique"이니 듀젠베리의 상대적 소비가설이니 그런 거나 더 공부하고.
바보 님의 말:
반루카스비판?
멀티-_- 님의 말:
어. 몰라? 하긴 뭐. -_-;; 루카스 비판이 (1) 케인지언의 미세조정은 그 기반이 되는 한계소비성향이니 하는 그런 계수들이 합리적기대 반영할 경우 고정적이지 않고 유동적이므로 무의미하다, 는 거 아님?
바보 님의 말:
어 그거 맞잖아. 근데 왜 (1)이냐?
멀티-_- 님의 말:
그 루카스가 물가변동이 잦은 국가에서 AS 기울기가 가파르다고 한 그 실증분석이 (2), 정도라고 하드라.
바보 님의 말:
누가 그래 -_-;;
멀티-_- 님의 말:
우리 학교 거시 교수님 책에.
바보 님의 말:
아 그럼 그런가 보네.
멀티-_- 님의 말:
ㅋㅋㅋ 뭐야 급 비굴
바보 님의 말:
행시생이 다 그렇지. -_- 교수님이 킹왕짱임.
멀티-_- 님의 말:
어 뭐 그건 그렇다만;; 교수님을 존경하는 법을 배우는 시험인 듯 (..........)
바보 님의 말:
ㅋㅋㅋ 여하튼.
멀티-_- 님의 말:
어 여하튼. 루카스비판이 그건데, 이제 테일러준칙의 그 테일러가 RE 대입해서 AS AD 계수들 수식으로 다시 증명했는데, 기울기 차이와는 무관하게 계수의 변동성이 낮다는 걸 보였다면서 그게 반루카스비판이래.
바보 님의 말:
시험에는 절대 안나오겠네. 아님 걍 케인지언의 가격경직성 모형, 으로 대체해서 답변해도 되는 문제거나.
멀티-_- 님의 말:
어. 전혀 쓸모없지. -_-;; 근데 난 그런거나 공부하면서 하악대면서 1년을 썩혔단 말이지.
바보 님의 말:
후. 뭔가 눈에 좀 안개가..
멀티-_- 님의 말:
.............
바보 님의 말:
........
멀티-_- 님의 말:
.........
바보 님의 말:
.........
멀티-_- 님의 말:
그만해 나도 슬퍼.....
바보 님의 말:
좀 주변에 묻기라도 하지...........
멀티-_- 님의 말:
내 주변에 고시생이 있었어야 묻지........ 솔직히 나 작년 3월에 제대하고 지금까지 인셍 나그내길 (.......) 개 솔로잉이었던 거 아시잖슴 ;ㅅ;
바보 님의 말:
인셍? -_-
멀티-_- 님의 말:
우리 동네 유행어임
바보 님의 말:
아예 -_-;;
멀티-_- 님의 말:
여하튼 뭐 그러니; 걍 이론들 계속 디립다 파면 되는 줄 알았지;;; 행시 피샛 떨어지고서야 정신 차린 거니 존나 늦었지.
바보 님의 말:
정법이 형 같은 과목은 한달 갖곤 정신차린 게 늦는데?
멀티-_- 님의 말:
어. 김기홍 강사님 수업으로 예비순환 1순환 듣고서도 답을 쓸 수가 없었는데, 2 순환 김정일 강사님꺼 듣고 난 게 좀 그나마 주효했던 듯.
바보 님의 말:
김정일 선생님 수업이 더 나은 거 같냐? ㅋㅋ
멀티-_- 님의 말:
음... 그건 또 아닌 듯. 뭐랄까, 내 생각엔 처음에 법 개념 잡기엔 김기홍 선생님이 역시 더 낫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 같어.
바보 님의 말:
뭐야 그건 또.
멀티-_- 님의 말:
그런 거 있잖아. 여자 마음을 잘 아는 건 남자 아닌 여자지만, 여자를 후리는 건 여자 아닌 남자라고.
바보 님의 말:
-_-...... 뭐래.
멀티-_- 님의 말:
이를테면 이런 거. 김기홍 선생님은 수험을 거친 게 아니라 대학에서 박사까지 가고 계신 거고, 김정일 강사님은 수험생을 통과해서 저 일 하는 거잖슴. 근데 채점과 출제는 교수님들이 하는 거니, 김기홍 선생님이 좀 더 가까울 거 아냐. 근데 막상 또 보면, 교수님들 스스로도 모르는 어떤 자신들의 취향? 그런 걸 잘 아는 건 막상 또 김정일 강사님 같은 타입일 수도 있다는 거지.
바보 님의 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뭔가 좀 개념없지만 재미는 있는데.
멀티-_- 님의 말:
어. 솔직히 근데 님이 이런 거 나보다 백만배는 더 잘 아시지 않음-_-?
바보 님의 말:
백만배는 과장이다만.
멀티-_- 님의 말:
잘 안다는 건 부정 않는군.
바보 님의 말:
여하튼. ㅋㅋㅋ 그럼 3월간은 수업도 안듣고 공부한 거냐?
멀티-_- 님의 말:
그렇진 않아. 황종휴 강사님 3순환은 들었다

바보 님의 말:
뭐 말이 달러 -_-;;;
멀티-_- 님의 말:
음, 답안 쓰는 능력이 아까도 말했지만 미친 듯이 없더라고......
바보 님의 말:
그래서?
멀티-_- 님의 말:
그래서, 최소한 3순환 하나 들으면서 답안 쓰는 개념이랑 뭐 그런 거 잡자 싶어서, 정말 울면서 시간 아까워 하면서 들었지.
바보 님의 말:
물론 맨 뒤에서?
멀티-_- 님의 말:
내 습성 어디 가냐.
바보 님의 말:
그려. 뭐 ㅋㅋㅋ 그건 잘했어. 3순환 들으면서 실력은 늘디?
멀티-_- 님의 말:
실력이 느는지는 모르겠고, 걍 열심히는 들었다. 첫날 시험은 8점, 둘째날 시험은 세상에 채점자가 "저도 모르는 이론들이네요 님 때문에 책들 뒤져봤어요 ㅋㅋ 가산점 1점입니다" 이런 거 세개 달려서 3점 가산점 받고 총점 5점 받는 기염을 토했지.
바보 님의 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멀티-_- 님의 말:
어. -_-;;; 그래도 한 10회 지나면서 득점이나 채점자 평에서 최고답안급 답안도 서너번 쓰고 그렇게 되드라. 근데 최고답안보다 내 점수가 더 높은데 난 인쇄는 안해주드라. -_-;;
바보 님의 말:
님 매너연... 스스로 자신의 글씨를 봐....... 그걸 어떻게 돌려.......
멀티-_- 님의 말:
.........
바보 님의 말:
내년 시험 볼 생각이면 올 상반기에는 글씨 교정이라도 해라 -_-
멀티-_- 님의 말:
어 그거 좀 인정 (........)
바보 님의 말:
아, 야 나 지금 좀 나가야 겠다. 약속이 있어.
멀티-_- 님의 말:
헐. 나 삐져뜸.
바보 님의 말:
꺼져. -_- 이따 밤에 보자. ㅋㅋ ㅂㅂ



Posted by Chlo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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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 : 멀티씨 취업하시게?
나 : 예 뭐 아무래도 찾아봐야할 거 같아서요 -_-;
갑 : 고시 본다며
나 : 어, 내년에 행시 안 뽑거나 뽑아도 몇명만 뽑는다는 얘기 못들으셨구나 (......) 명박님이 싫어하셔영
갑 : 아직 행시 2차 시험 안 끝났잖아?
나 : 아 저 행시 1차 떨어졌어요.
갑 : 어, 저런... 그럼 차라리 사시를 보지? 멀티씨 잘 할 거 같은데.
나 : 법학 학점 이수가 안되어서 못봐요.
갑 : 어 그렇구나. 멀티씨 학점은 얼마나 돼?
나 : 음 지금 1학기 남았는데 한 3.1 되나 그러네요.
갑 : 어....... 학점이 왜 그래?
나 : 살다보니 그렇네요
갑 : 인턴십이나 뭐 경력 될만한 거 한 거 없어?
나 : 군필 (.....)
갑 : .......
나 : 죄송해요 (.....)
갑 : 영어는 좀 잘해?
나 : 토익 800 안되어요;
갑 : ...... 그럼 과가 경영이랬지?
나 : 예
갑 :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한 거 없고?
나 : 아직은 없어요. 부전공은 경제 하게 될 거 같긴 한데 아직 두과목 더 들어야 하네요.
갑 : 그렇구나. 음... 뭐 딴 사람보다 좀 잘한다고 생각하는 거 좀 있어? 스스로?
나 : 뱃살 출렁이기?
갑 : 장난 하고 싶으면 가고
나 : 죄송해요 (......) 글쎄 뭐 거의 없는 거 같은데...
갑 : 글은 좀 쓴다고 했나?
나 : 그냥 레포트 내서 욕은 안 먹는 정도로는 쓰는 거같아요.
갑 : 솔직히 멀티씨 스펙 정말 좀 그렇다. -_-;; 글쓰기 하나 좀 하는 걸로 언론사 말고 밀어볼 곳이 있으려나.
나 : 언론사는 되나요 -_-
갑 : 힘들지. 영어도 못하고 인턴도 없고. 그냥 고시 계속 보지? 솔직히 취업 하려면 지금부터 좀 준비 많이 해야겠어. 이걸로는 대기업도 힘들어.
나 : 그렇게 힘든가요 -_-;;
갑 : 솔직히 말할까?
나 : 예 -_-;;
갑 : 멀티씨 나이도 지금 취업 시장에서는 적지 않은 축이야. 알지? 그러니 원서전형 통과시켜줄 곳도 많지 않아 보이는데. 보통 멀티씨 과 다른 친구들이 가는 그런 회사들에서는?
나 : ......
갑 : 음 너무 우울해하진 말고
나 : 아니 그게 아니라; 제가 모르겠으니까 상담하는 거 잖아요 ;ㅅ;
갑 : 솔직히 우리 학교 학생들, 중소기업에서 잘 안받아주는 건 알지?
나 : 예 -_- (부연 : 원래 중소기업에서는 되려 명문대 학생들이면 잠시 경력이나 쌓고 옮길때까지 다니려고 하는 그런 뜨내기라고 치부해서 잘 안받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갑 : 그럼 이런 회사는 어때? [후략]

취업도 힘들군요 -_-;;
Posted by Chlo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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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룩펭귄

카테고리 없음 2011. 1. 1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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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원에 가겠어.
Posted by Chlo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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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에 다시보는...

토끼님_나루가셋_착용기.swf
Posted by Chlo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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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Chlo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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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이 45분 남은 시점입니다. 이제는 조금 더 어른의 조건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게 된 것 같아요. 아직 어른이라고 자각하기 싫고, 자각이 되지도 않지만 그래도 더 노력하고 고민해서 조금 더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 - 어른으로 성장하려고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저 아무 생각없던 시절이나, 공부만 하고 보냈던 ( 글자 그대로 공부만 했던) 10대 시절과 달리 제 20대는 정말로 다채ㅗ운 경험을 하고 산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 만났고 정말 많은 공부를 하고 정말 많은 경험을 한 것 같아요. 대학에 들어갈 때 기대했던 것들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은 것들이었쬬. 그리고 사람 때문에 많은 눈물 흘렸고 많이 힘들었고, 동시에 많이 기뻤고 많이 사랑받았고, 글쓰고 일하고 공부하면서 저 자신에 대해서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향해서 노력해보고, 스스로 안되는 부분과 되는 부분에 대해 - 자신에 대해 조금 더 깨닫고 그러면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아직은 제가 저, 그리고 사회 속의 저를 다 아는 것 같지 않지만 앞으로 조금 더 많이 알 수 있을테고, 직장과 사랑 소에서 현격하게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친구들과 청춘여행을 떠납니다. 경상북도 해안을 향해, 서른의 첫 태양을 보러 동해로 갑니다. 그래서 조금 이르지만 새해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절 알아봐주시고 제게 관심가져주시거나 - 질책 내려주신 모든 분들께 새해가 행복한 한 해이시길 바라겠습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사랑받으시는 한 해 되시고, 세상에 조금 더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런 노력이 인정받게 되는 그런 한 해가 내년에 펼쳐지시길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사랑과 평화와 성장을 위해 의미있는 시간이 앞으로 365일 동안 펼쳐지시길 바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osted by Chlo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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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석일수 절반 못채우고 중간고사 대체 레포트는 수업시간에 들어가서 작성하고 기말고사 대체 레포트는 일단 마감시한이 2일 지난 후에 작성 시작해서 최소 분량의 1/4 채우고 냈었는데!!

 난 이제 취업 다 하고 앞으로 학점 이런 거 뭐 하나 더 잘한다고 메꿔질 것도 아니지만 학제상 마지막 학기에 올F 뜨면 졸업 안되어서 수료이고 그래서 걍 이 한과목 듣는 거 D-만 뜨면 졸업이었는데!!

 D+ 떴음!!

 내 생전 디쁠이 이렇게 기쁘기는 처음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Posted by Chlo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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